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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분석/기획 노트

턴제 시스템은 왜 호불호가 크게 갈릴까?

by Just Move 2026. 8. 26.

턴제 시스템은 게임의 초기 역사부터 존재해왔으며,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한 인기를 이어온 게임 시스템 중 하나다. 그만큼 턴제 시스템을 활용한 게임 역시 RPG, 전략, TCG 등 다양한 장르에서 수없이 등장해왔으며, 그중에는 대중적으로 높은 인기를 얻은 게임이나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게임들도 많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턴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해당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 역시 적지 않다. 특히 요즘에는 턴제 시스템에 대한 불호 의견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수많은 게임을 통해 높은 인기와 평가를 받아온 것을 보면 턴제 시스템은 충분히 검증된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왜 턴제 시스템은 이처럼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걸까?

 

 


 

 

대표적인 턴제 게임

우선 대표적인 턴제 게임들에 대해서 살펴보자.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턴제 게임을 꼽는다면 포켓몬 시리즈일 것이다.

 

그리고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페르소나 시리즈,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등 JRPG에서 턴제 시스템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략 게임에서는 엑스컴 시리즈와 문명 시리즈, SRPG에서는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또 유희왕이나 섀도우버스 같은 TCG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외에도 디비니티 시리즈, 용과 같이 7 이후 시리즈,  토탈 워 시리즈 등 유명한 IP의 게임들도 많으며, 다키스트 던전이나 슬레이 더 스파이어와 같은 인디 게임도 있다.

 

특히 2023년 TGA를 수상한 발더스 게이트 3, 2025년 TGA를 수상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2025년 GDCA를 수상한 발라트로 등 크게 유명세를 떨친 게임들 또한 턴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임들만 살펴보더라도 턴제 게임들이 굉장히 많다. 이처럼 턴제 시스템을 활용한 게임은 장르와 시대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등장해왔으며, 평론가와 일반 게이머 모두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게임들 역시 상당히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턴제 시스템의 호불호 요소

그렇다면 이러한 게임들의 턴제 시스템은 어떠한 점으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는 것일까?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느린 전투 템포에서 오는 지루함이라고 생각한다. 턴제는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와 상대방이 번갈아 행동하기 때문에, 자신의 차례가 아닐 때 상대방의 행동을 기다리는 시간이 발생한다. 특히 전투에 필요한 전체 턴 수가 많아질수록 상대방과 행동을 주고받는 과정이 길어지며, 그만큼 전투 하나에 소요되는 시간도 늘어난다. 이 과정이 매 전투마다 반복되면서 전투 자체가 느리고 지루해진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상대방의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는 구조 자체가 플레이어의 행동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느낄 수도 있다. 실시간 액션 게임에서는 적의 공격을 보고 직접 회피하거나, 공격 타이밍에 맞춰 가드나 패링을 하거나, 적의 공격을 끊거나, 반대로 공격을 이어가는 등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턴제에서는 플레이어가 행동할 수 있는 시점과 횟수가 제한된다. 한 턴에 하나의 행동만 할 수 있거나, 행동력과 같은 자원을 소비해야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가 전략적인 재미라기보다는 답답한 제약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 과정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턴마다 적을 공격해야 할지, 디버프 스킬을 사용해야 할지, 버프 스킬을 사용할지, 방어를 해야 할지, 회복을 해야 할지, 턴을 그냥 넘길지, 다음 턴까지 고려할지 등 생각해야 할 상황이 많다. 하지만 한 턴에 수행할 수 있는 행동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여러 선택지 중 현재 상황에 가장 적합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판단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피로감이 누적될 수 있다.

 

이제 앞서 이야기한 모든 과정이 게임 내에서 이루어지는 전투마다 반복된다고 생각해보자. 플레이어는 매 전투마다 상황을 파악하고, 제한된 행동 안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하고, 자신의 행동을 끝낸 뒤 상대방의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전투가 끝나면 이러한 과정이 다시 다음 전투에서 반복된다. 특히 전투에 필요한 턴 수까지 많다면 이러한 ‘생각하고, 선택하고, 기다리는’ 과정이 더욱 길어지게 된다. 여기에 전투의 패턴까지 비슷하게 반복된다면 플레이어가 느끼는 피로감과 지루함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턴제 시스템이 상당히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재미있는 점은 앞서 언급한 요소들이 오히려 턴제 시스템의 핵심적인 재미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차례가 존재한다는 것은 적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대응책을 미리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행동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하면 한 번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충분한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단순히 빠르게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자신의 전략을 직접 만들어갈 수 있다.

 

결국 턴제 시스템은 ‘기다려야 한다’, ‘행동이 제한된다’, ‘많은 생각이 필요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바로 그 특징에서 전략적인 재미가 만들어진다. 누군가에게는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하고 최적의 수를 찾아가는 과정이 깊이 있는 재미로 느껴지는 반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같은 과정이 답답하고 느리며 피곤한 과정으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턴제 시스템만의 매력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턴제 시스템에 대해 불호를 느끼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 게임이나 화려한 액션과 빠른 전투를 내세운 게임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게임들을 즐긴 뒤 턴제 게임을 접하게 되면, 직접 캐릭터를 조작하고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익숙해진 만큼 턴제 특유의 느린 템포와 제한적인 행동이 더욱 답답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복잡한 판단을 반복하기보다는 직관적인 조작을 통해 비교적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턴제 게임은 매 턴마다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여러 선택지 중 어떤 행동을 할지 고민해야 하며, 이러한 판단이 전투 내내 반복된다. 따라서 이러한 플레이 방식 자체가 일부 플레이어에게는 부담스럽거나 피로하게 느껴질 수 있다.

 

결국 턴제 시스템의 호불호는 단순히 시스템의 완성도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어떤 경험을 재미있다고 느끼는지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빠른 조작과 즉각적인 대응을 선호하는 플레이어에게는 턴제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상황을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는 것을 좋아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최고의 재미를 제공할 수 있다. 

 

 


 

 

턴제 시스템의 변화

그렇다면 최근의 턴제 게임들은 어떨까? 단순히 전통적인 턴제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턴제의 전략성은 유지하면서도 앞서 언급한 느린 템포와 행동의 제한에서 오는 답답함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턴제 전투에 실시간 요소를 결합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가 있다. 기본적인 전투 구조는 턴제이지만, 상대방의 턴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의 공격을 실시간으로 회피하거나 패링하는 등 직접 대응할 수 있다. 또한 공격 과정에서도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입력하는 등 실시간 요소를 다양하게 활용한다. 이를 통해 턴제 특유의 수동적인 전투 경험을 보완하고, 플레이어가 전투에 능동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반대로 실시간 액션에 턴제 요소를 결합한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도 있다. 실시간으로 캐릭터를 직접 조작하면서 전투를 진행하지만, ATB 게이지가 차면 시간을 멈추고 아이템, 어빌리티, 마법 중 원하는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실시간 액션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커맨드 선택과 자원 관리, 전략적 판단 등의 요소를 함께 활용한다.

 

실시간 액션과 턴제 전투를 분리하면서도 하나의 게임 안에 함께 구성한 경우도 있다. 메타포 리판타지오가 그 예시다. 필드에서는 돌아다니는 적을 상대로 직접 공격하여 피해를 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저레벨 몬스터의 경우 굳이 턴제 전투에 돌입하지 않고 간단하게 처치할 수 있다. 강한 적이나 보스의 경우에는 실시간 공격으로 적을 기절시키거나 약화시켜 선공권을 확보한 뒤, 유리한 상태에서 턴제 전투에 진입할 수도 있다.

 

반대로 아예 턴제 시스템을 없애고 실시간 액션으로 변화시킨 게임도 적지 않다. 턴제 게임의 대표적인 IP라 할 수 있는 포켓몬스터 역시 외전격 작품인 ZA에서 실시간 액션 전투를 선보였다. 파이널 판타지의 최신 넘버링 작품인 16 역시 실시간 액션을 중심으로 한 전투 시스템을 채택했다.

 

물론 턴제 시스템만의 재미도 확실하기 때문에, 발더스 게이트 3나 발라트로, 슬레이 더 스파이어, 옥토패스 트래블러, 페르소나 5 로얄처럼 턴제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게임들도 많다. 한편 용과 같이 7~8처럼 기존의 액션 중심 전투에서 턴제 전투로 전환한 뒤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사례도 있다.

 

결국 턴제 시스템에 대한 이러한 호불호를 느끼는 것은 게이머뿐만이 아니며, 게임사들 역시 이를 인지하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게임의 장르와 시스템을 명확하게 하나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서로 다른 요소를 결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턴제 역시 다른 시스템과 지속적으로 결합하면서, 앞으로는 단순히 ‘턴제’라고 규정하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전투 시스템이나 장르가 등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턴제를 완전히 버리는 것이 아니라, 턴제의 전략성과 다른 장르의 장점을 결합하면서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가 이러한 변화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들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게임들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포켓몬스터 스칼렛 : https://store.nintendo.co.kr/70010000053968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 : https://store.nintendo.co.kr/70010000039947
드래곤 퀘스트 11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295510/DRAGON_QUEST_XI_S_Echoes_of_an_Elusive_Age__Definitive_Edition/
페르소나 5 로얄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687950/Persona_5_Royal/
파이널 판타지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173770/FINAL_FANTASY/
XCOM 2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68500/XCOM_2/
문명 7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295660/Sid_Meiers_Civilization_VII/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 : https://store.nintendo.co.kr/70010000021361
유희왕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449850/YuGiOh_Master_Duel/
섀도우버스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584990/Shadowverse_Worlds_Beyond/
디비니티 2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435150/Divinity_Original_Sin_2__Definitive_Edition/
용과 같이 8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072450/Like_a_Dragon_Infinite_Wealth/
토탈워: 워해머 3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142710/Total_War_WARHAMMER_III/
슬레이더 스파이어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646570/Slay_the_Spire/
다키스트 던전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62060/Darkest_Dungeon/
발더스 게이트 3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086940/Baldurs_Gate_3/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903340/Clair_Obscur_Expedition_33/
발라트로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379780/Balatro/
 
드래곤 퀘스트 3 HD-2D Remkae : https://www.youtube.com/watch?v=1ltsk99E-RY
스텔라 블레이드 : https://www.youtube.com/watch?v=_VyeH5uteVk
슬레이더 스파이어 2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868840/Slay_the_Spire_2/
옥토패스 트래블러 1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921570/OCTOPATH_TRAVELER/
옥토패스 트래블러 2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1971650/OCTOPATH_TRAVELER_II/
파이어 엠블렘 풍화설월 : https://www.youtube.com/watch?v=qDYVLgPoxuk
발더스 게이트 3 : https://www.youtube.com/watch?v=KFEjIEjJS7s
붉은 사막 : https://www.youtube.com/watch?v=FLdy3yc0Nfw
검은 신화 오공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358720/Black_Myth_Wukong/
메가 봉크 : https://www.youtube.com/watch?v=PlC4_c2dcGw
메챠 카멜레온 : https://store.steampowered.com/app/4704690/MECCHA_CHAMELEON/
클레르 옵스퀴르: 33원정대 : https://www.youtube.com/watch?v=Q3Qp3LLTuV0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 https://www.youtube.com/watch?v=YnbOq-O88WI
메타포 리판타지오 : https://www.youtube.com/watch?v=sPRoXxi_ltA
포켓몬스터 ZA : https://store.nintendo.co.kr/70010000094236
파이널 판타지 16 : https://www.youtube.com/watch?v=oduaKJyVYfg